홈페이지 自由揭示板 中에서

사람이 되어 天街를 거닐다.

못오를 리 없는 태산을 두 번째 올랐다. 상산회(대학동기 등산모임)의 100 회 기념산행이 아니더라도 다시 한번 오르고 싶었던 태산을 대학동기들과 함께 또 현지에서 근무하는 한 친구의 더할 나위없는 우정어린 배려를 받으며 올랐으니 이보다 더한 즐거움과 호사가 어디 있겠는가.

5년전 2000년 밀레니엄에 태산을 오를 때는 옥황상제로부터 삼황 오제에 태산 노군에 이르기까지 어릴 때부터 익히 들어오던 선사시대 아니 태초의 인간사를 주재하던 신산에 대한 신성함과 엄숙함이 나를 감쌌던 것 같다.
하늘아래 뫼이기는 하지만 나에게는 천고(千古)를 통해 만물의 생장과 소멸을 관장하고 만물이 각기 그 가진바 소임에 따라 이 세상을 조화롭게 살아가거나 존재하게 하는 신산이었다.

돌과 흙과 나무와 풀, 물과 바람과 소리. 하늘과 구름과 빛깔 그리고 특히 인간, 인간의 소임은 무엇이며 역사 속의 인간과 나의 존재는 무엇일까 신산의 가르침을 듣고자 했다. 태산과 함께 내 마음속의 경외로움으로 남아있던 생명의 젖줄인 황하를 접할 기회는 그 뒤에 있었으니 어릴 적의 그 커다란 심연(心淵)은 그 모습을 드러낸 것이다.

昇仙坊(여기부터는 신선이다)을 지나 남천문에 이르러 인간사는 모두 인간에게 맡기고 신선들이 함께 노니는데 우리 15명의 신선들도 노기작 노기작, 이거 신조어인가, 어쨌던 한껏 게으름을 피우면서 놀면서 마음과 몸이 그 무엇에도 구속되지 않고 어슬렁 어슬렁 걷는 것이 내가 생각하는 노기작 노기작임, 천가를 거닐었다.

첫번째의 엄숙함이 신선이 부럽지않은 천가의 노기작 거림에 자리를 내어주고 태산의 신성함은 오직 사람이 될 수 있기를 바라는 요즈음의 내 바람(願)에 묻혀 버렸다. 5년전 불과 5년전의 중국의모습, 사람 거리 행동모습 자신감 도로 집 건물,과 너무나 다른 중국의 모습은 왜 우리가 사람이 되어야 하는가를 일깨우는 것 같았다.

해발 1545 미터 옥황정에서 우리 15명이 신선이 아닌 사람이 되어 천가를 거닐 수 있게 된 것을 감사드리고 내가 누린 오늘의 이 호사를 너그러이 받아줄 것을 기원했다. 덤으로 얻은 황토물에, 진짜 100% 황토물이었다. 손 담그기는 비록 덤이었다 하더라도 너무나 아쉬웠다. 사람이 아닌 닭들이 오늘도 대가리를 쳐들고 울어대고 있다.
사람은 몰라도 되니 몇몇 닭들만 알자 하고…

<글-이대용(27기) 동기회 홈페이지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