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自由揭示板 中에서

책 사기와 빌리기 <글 제공-손은석(49회)>

가을이 겨울에 밀려 저만치 가고 있으니, 지금은 천고마비 계절에 독서하자는 소리가 이른바 "철지난" 말이 되겠다. 그래도 어느 시절에만 읽고 어느 시절에는 읽지 않는다는 법이 없어 시간 나는대로 책을 손에 쥐고자 노력을 많이 했다. 헌데, 본인이 이동이 많은 업종에 있을 뿐만 아니라 집안에 짐을 많이 들여 놓을 수 없는 상황이라서 책을 사기보다는 빌려서 보는 경우가 많다. 요즘 디지탈 유목민이라는 표현을 많이 쓰기도 하고 또 전자 문서가 발달을 하게 되어 활자로 된 책을 보는 일이 드물었다. 그러니, 도서관 등을 통해서 책을 많이 빌려 보는데, 책을 사던 때와 빌리던 때가 아무래도 손익분기점이 다른 듯 하여, 사는 행위와 빌리는 행위를 통해서 내가 무엇을 쌓고 있는지 생각을 해 보았다.
책은 무엇인가. 사전적 의미로는 글이나 그림으로 표현한 종이를 꿰맨 물건을 일컫는다. 그렇지만, 우리가 "책"이라고 부를때에는 겉으로는 단순한 껍데기를 가지고 있지만 무형의 지식을 가지고 있는 이동체를 의미한다. 아주 단순하게 생각하면 책을 사는 행동은 그 안에 있는 지식을 가져오는 행위가 된다. 다시 말해서, 책을 구매하여 집 안에다 (지적인) 재산을 쌓는다.
책을 산다는 것. 앞서 말했지만, 재산을 축척하는 과정이다. 책이 쌓이면 그에 비례하여 재산이 쌓인다. 이 재산은 만질 수 있는 종이와 만질 수 없는 지식이다. 가치를 가진 형태를 그 가치에 맞게 "소유"하는 과정이 책을 사는 행위에는 포함이 되어 있다. 물론, 산다고 하여 꼭 그 책을 보고 익히는 건 아니지만, 두고두고 볼 수 있는 재산이라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소유권"을 가진다.
책을 빌리는 행위는 어떠한가. 책을 빌리는 행위는 가치를 가진 형태를 잠깐 보고 돌려줄 뿐, "소유권"을 가져 오지는 못한다. 책이 가진 재산 성격 중에서 한 가지는 이미 포기를 한 것이다. 두고두고 볼 수 없으니(종이), 그 안에 든 내용(지식)이라도 빼 내야 하는데, 좀 더 과장되이 말하면 지식도 빌려오는 결과가 되지 않겠는가. 왜 저명한 교수와 학자는 서재에 그토록 책이 많았는가를 생각해보면, 책을 빌린다 하여 내가 그 책이 가진 지식을 가져 온다고 말할 수 있을까. 돌이켜 보면, 그렇게 빌려온 책을 그 속의 지식과 함께 기억하려고 읽을때마다 독후감을 썼었다. 그런데도 대다수 책은 내 기억 속에서 어느틈엔가 사라졌고 내가 쓴 독후감을 읽어보아도 갸웃할때가 있다.
책은 지식을 공유하고 전파하는 역할을 가지고 있다. 그런데, 대체로 지식의 공유와 전파는 책을 구매하여 소유권을 획득하면서 발생을 한다. 책을 빌린다 하여 소유권을 가져오지는 못하기 때문에 지식은 이전되기 어렵지 않을까. 책을 읽는다고 하여 단번에 그 책 내용이 내 머리 속에 들어온다면 내 고민은 저 멀리 날아간다. 책을 읽었다 하더라도 그 구절이 생각나는 시기는 다르다. 그럴때마다 그 구절을 되새김질 할 수 있을 때 진정으로 내 재산이 되고 소유가 된다. 이제는 책을 빌리기보다 사는데 힘을 쏟아야겠다.


<회비납부 협조 요망>
◈ 동문회비 납부에 협조를…
동문들의 작은 참여가 큰 힘이 되듯이, 여러분들이 솔선하는 동창회비 납부는 또 다른 동문의 참여를 불러옵니다. 보내드리는 지로용지 또는 국민은행 계좌로 납부해 주셔도 됩니다.
<국민은행 926101-01-016404 : 서울대학교상과대학총동창회>
동문들의 많은 협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