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페이지 自由揭示板 中에서

킬리만자로 등산기

킬리만자로를 오르고 싶었다. 해발 5,895m이다. 언젠가 동아프리카 5개국을 여행할 때 정상에 눈을 이고 구름 위 하늘 속에 떠있는 이 산을 쳐다만 보고 왔다. 70이 넘은 나이에 등산가도 아닌 내가 그것도 혼자서 킬리만자로 등산이 가능한 일일까? 두려운 마음이 있었고, 고산병과 그리고 5박 6일 산행 중 정상을 밟는 날 5,000미터가 넘는 고 지대에서 하루에 1,200m를 오르고 2,200m를 내려오는 16시간의 산행이 마음에 걸리기도 했다. 가족들을 비롯하여 많은 친구들이 만류하였다. 그러나 고심의 반복 끝에 등산을 결심했고 막판에 62세의 옆집 친구가 합류하여 둘이서 출발하였다.

산행 정보는 주로 Lonely Planet 영어판과 현지 여행사들의 홈페이지와 킬리만자로 국립공원 지도 및 그 이면의 기록에서 얻었다. 현지 여행사에 5박 6일의 등산 비를 미화 630불에 사전에 예약한 후 출발하였다. 킬리만자로는 탄자니아에 있고 등산 거점 도시는 아루샤이다. 홍콩, 요하네스버그, 나이로비, 킬리만자로 국제공항까지 4개 flight에 순 비행시간 22시간과 환승 대기시간 7시간을 합하여 29시간만에 마지막 공항에 도착했고 마중 나온 현지 여행사 셔틀버스로 한시간 반만에 아루샤에 도착했다. 등산 일정 전에 3일간의 여유 시간이 있어서 홍학과 코끼리 떼로 유명한 마니아라 호수와 한 곳에 많은 종류의 동물이 많이 모여 있기로 유명한 고롱고로 분화구로 2일간 사파리 여행을 하였고 하루는 골프를 즐겼다. 킬리만자로는 6개의 등산로가 있는데 우리는 그 중 거리는 약간 길으나 비교적 순탄하여 많은 사람들이 다니는 소위 코카콜라 루트라 불리는 마랑구 루트를 택했다.

제1일: 아루샤-마랑구 게이트(국립공원 사무소, 1,800m)-만다라 산장(2,720m): 등산 고도 920m, 산행 거리 7.8km, 산행 시간 4시간 45분.
여행사 셔틀버스로 아루샤에서 120km를 달려 국립공원 사무실이 있는 마랑구 게이트에 11시 45분에 도착하였다. 등산인 2인에 가이드 1명과 포터 각 2명씩으로 7명이 일행이다. 비가 와서 버스 안에서 비옷으로 완전 무장했다. 30분 정도 걸려 입산 수속을 마친 뒤 우중 산행을 시작하였다. 12시 반에 산행을 시작하여 줄 곳 비속을 걸어 17시 15분에 만다라 산장에 도착하였다. 이 구간은 습도를 좋아하는 높이 10-20미터나 되는 큰 나무들이 꽉 차 있어 rainforest라고 불리운다. 비속이긴 했지만 공해 없는 숲 속 길을 5시간 가까이 걸으며 삼림욕 하는 것만으로도 이 곳에 온 보람이 있다고 느껴질 만큼 기분이 좋았다. 앞날의 고도 산행을 생각하고 아름다운 꽃을 카메라에 담으며 천천히(Pole!) 천천히(Pole!) 걸었다. 만다라 산장은 수용 인원 60명이고 많은 방갈로로 되어 있다. 산장 중앙에 큰 식당 건물이 있고 포터가 주방에서 만들어 갖다 주는 음식을 먹는다. 공원 사무실이나 산장의 직원들은 모두 친절했다.

제2일: 만다라 산장(2,720m)-호롬보 산장(3,720m): 등산 고도 1,000m, 산행거리 11.7km, 산행 시간 6시간 30분.
어제부터의 비가 그치지 않고 계속 내렸다. 구름이 끼어 전망도 없다. 오늘은 완만한 능선들을 수 없이 오르내리는 지루한 산행이다. 저 앞에 멀리 완만하고 지루해 보이는 능선 위에 올라서면 정상이 보이겠지 하고 기대하지만 이런 능선을 아마도 7개쯤 넘으면서 그 기대를 포기할 때쯤에야 비로소 그 기대가 이루어져 호롬보 산장과 키보산이 나타난다. 이 구간은 야생화가 많다. 나는 아내가 야생화를 좋아하기에 비속의 지루한 산행 속에서도 많은 야생화를 촬영했다. 비 때문에 선 채로 우산 받고 도시락 점심을 먹었다.
호롬보 산장은 등산인들과 하산인들이 겹쳐 머무르기 때문에 수용인원이 120명이다. 종일 비가 오고 쌀쌀하여 오돌오돌 떨었다. 이 곳 산장들은 태양열 전기를 이용하기 때문에 비가 올 때는 촛불을 켠다. 잠을 자다 화장실을 가기 위해 밖으로 나왔을 때 비가 그쳤음을 알았다. 맑게 개인 밤하늘에 별이 총총하고 주먹만큼씩 큰 별들이 땅 위 가까이까지 내려와서 유영을 하고 있지 않은가! 희열을 느낄 만큼 반갑고 기뻤으며 내일 이후 쾌청한 날씨 속에서의 행복한 산행을 그려보았다.

제3일:호롬보 산장(3,720m): 고도 적응일
오늘은 마웬지 산 쪽으로 가벼운 고도 적응 산행을 할 뿐이다. 천천히 2시간쯤 올라간 곳에 제부라 바위가 있다. 여기서 1시간 더 걸어서 4,100미터까지 오른 다음 하산했다. 비 온 후의 날씨가 너무나 맑고 깨끗하여 주변의 경치가 선명하다. 오늘 하산한 사람들에 의하면 키보 산장 위부터는 눈이 많이 싸여 분화구의 첫 기착지인 길만스 포인트까지는 겨우 올랐으나 그곳에서 최정상인 우후루 피크는 가지 못하였다고 한다. 그러나 우리는 2일 후에 정상을 오름으로 그 때까지는 눈이 어느 정도 녹겠고 또 앞 등산인 들의 발자국도 생겨 정상 오름이 가능할 것이라는 희망 섞긴 기대를 하여 보았다. 상하 오리털 옷을 껴입고 머리에 털모자를 쓰고 손에 장갑까지 끼는 중무장을 한 뒤 깊은 잠을 잣다.

제4일: 호롬보 산장(3,720m)-키보산장(4,700m): 등산 고도 980m, 산행거리 9.26km, 산행시간 5시간 10분.
이 구간의 이름은 alpine desert이다. 태양 볕 아래 까맣게 탄 바위와 붉은 모래흙과 황토길이 있을 뿐이다. 오른 쪽엔 마웬지산, 왼 쪽엔 전체가 흰 눈으로 덮인 키보산, 위엔 하늘, 아래엔 사막의 황토 빛 모래 흑 바닥이 보일 뿐이다. 이 지루하고 힘든 오르막 사막 길을 순례하는 마음으로 5시간 반을 걸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잊고 자신을 성찰하여보는 좋은 시간이 될 수도 있는 그런 길이다. 키보 산장 도착 직전 30분간의 산행이 더욱 지루하고 힘들다. 5시간 10분을 걸은 후 그렇게도 궁금했던 해발 4,700m 높이에 있는 키보산장에 도착했다. 젊은 외국인들이 고산병으로 어려움을 당하고 있음을 보았으나 우리는 별 문제가 없었다.

제5일: 키보산장(4,700m)-길만스 포인트(5,685m)-우후루 피크(정상, 5,895m)-길만스 포인트-키보 산장-호롬보 산장: 등산 고도, 1,200m, 하산 고도 2,200m, 산행거리: 등산 7.5km, 하산 16.76km, 등산시간 8시간, 하산시간 8시간.
2시간쯤 눈을 붙인 뒤 밤 11시에 기상했다. 자정인 0시에 산행을 시작하기 때문이다. 잠을 못 자면서 이렇게 일찍 출발하는데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첫째 일찍 출발해야만 분화구 첫 기착지인 길만스 포인트에서 아침 6시쯤의 일출을 볼 수 있고 둘째 출발이 늦으면 해가 뜨고 눈이 녹아 질퍽거리는 눈길과 진흙길을 걸어야하며 셋째 정상의 기상이 오후로 갈수록 나빠질 확률이 크고 넷째 당일의 산행시간이 16시간이나 됨으로 일찍 출발하지 않으면 도착시간이 밤이 되기 때문이다.
깎아지른 아슬아슬한 어두운 지그재그 눈길이다. 잠을 거의 못 잔 탓으로 걷는 도중 잠이 엄습해 왔다. 6시간을 쉬지 않고 걸은 끝에 먼동이 밝아 올 무렵 새벽 6시 반에 대망의 길만스 포인트에 안착했다. 키보산 정상 분화구 전체가 한 눈에 들어왔고 최고봉인 우후루 피크도 눈앞에 보였다. 눈이 부신 일출을 보면서 주변 경관을 카메라에 담은 후 곧 바로 정상인 우후루 피크를 향해 깊은 눈 속 길을 다시 걷기 시작하였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지쳐 정상까지 가지 못할까봐 얼마나 염려했던가!
5,800m의 고지를 느린 걸음이지만 쉬지 않고 꾸준히 걸었다. 80분만에 멀리서 정상으로 보였든 엘베다 포인트(5,885m)에 도착했다. 이곳의 경치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을 만큼 아름답다. 북쪽으로 넓은 분화구 안의 설원, 빙하, 어름 광장, 설산, 그리고 그 속에 또 하나의 깊은 분화구가 보이고 남쪽으로 설벽, 빙벽, 천길 만길의 눈과 어름의 크레바스, 수천만 년에 걸쳐 빚어졌을 눈과 어름의 수많은 거대한 건축물 모양과 조각들이 찬연한 햇살에 비쳐 장관을 이루고 있다. 이곳에서 10분을 더 걸어 2004년 1월 19일 아침 8시 20분에 대망의 정상에 도착하여 “CONGRATULATIONS! YOU ARE NOW AT UHHRU PEAK, TANZANIA, 5895M, AMSL, AFRICA'S HIGHEST POINT. WELCOME!"이라는 싸인 보드와 마주 했다. 기념촬영을 하며 20분쯤 휴식한뒤 길만스 포인트로 하산했다.
길만스 포인트에서 키보 산장까지의 하산은 흙과 바위가 부식되어 만들어진 분진 위에 쌓였던 눈이 녹기 시작하여 진흙길이 된 지그재그 절벽 길을 직선으로 빠른 속도로 미끄럼 타며 곡예 하듯 내려왔다. 이런 행위가 조금 위험스럽긴 했으나 6시간 걸려 오른 길을 75분만에 내려왔다. 키보 산장에서 2시간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 2시간 45분 걸려 4시 20분에 호롬보 산장에 안착했다. 오늘의 산행은 휴식 시간을 포함하여 총 16시간이 소요되었다. 그렇게도 염려했던 오늘의 산행을 큰 어려움 없이 생각했던 것 보다 무난하게 마쳤다.

제6일: 호롬보 산장-만다라 산장-마랑구 게이트: 하산 고도 1,900m, 하산 거리 19.5km, 하산 시간 7시간.
호롬보 산장을 출발하여 쏟아지는 햇볕을 받으며 행복한 마음으로 4시간 30분 걸어 오후 2시 반에 만다라 산장에 도착했다. 30분간 도시락 점심을 먹은 후 3시에 다시 이 곳을 출발하여 2시간 30분 걸려 5시 반에 마랑구 게이트 공원 사무실에 도착하여 정상 등산 증명서를 발급 받았다. 2004년도에 나와 동반자인 최종필 사장이 548번과 549번째였고 금년 들어 70대의 나이는 처음이라고 하였다. 매점에서 코카콜라로 가이드와 포터 그리고 공원 사무실 직원들과 함께 축배를 들었다. 꿈에 그리던 총 등산 고도 4,100m, 총 등 하산 거리 73.52km, 총 등 하산 시간 39시간 25분의 킬리만자로 산행을 모두 마치고 아루샤로 무사히 귀환했다.
다음날 4,565미터 높이의 메루 산과 야생 동물이 있는 아루샤 국립공원을 사파리 했고, 그 다음날 육로로 케니아의 수도 나이로비에 도착하여 2일간 골푸를 치고 하루는 부르 부르 센터라는 민속촌을 방문한 후 소고기 바비큐 파티에 참가한 후 19일간의 여행을 모두 마친 뒤 무사히 귀국하였다. 끝.

< 제공 山弟 송계선(11기) 2004.02.2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