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총동창회

사이트 내 전체검색

참여마당

자유게시판

자유게시판

[시론] 뛰면서 감동 준 축구, 뛰지도 못하는 한국 정치·경제: 류동길┃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페이지 정보

작성자 작성일22-12-13 10:24 조회1,061회 댓글0건

본문

[시론] 뛰면서 감동 준 축구, 뛰지도 못하는 한국 정치·경제


< 류동길┃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


류동길 21042-1 (3).jpg

카타르 월드컵에서 한국은 16강에 오르는 쾌거를 이루었다. 비록 8강 진출에는 실패했지만 한국 축구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준 경기를 했다. '졌잘싸', 졌지만 잘 싸운 경기를 한 것이다.


포르투갈을 이긴 건 어떤 말로도 표현할 수 없는 짜릿함 바로 그것이었다. 주장 손흥민은 안면보호 마스크를 쓰고 막판 폭풍질주를 해서 절묘한 패스로 황희찬의 결승골을 어시스트했다. 손흥민이 뒤쪽에서 패스한 것이라 골로 연결하기 쉽지 않았는데 그걸 성공시켰다.


8강 진출을 다툰 브라질과의 경기에서 비록 1대4로 졌지만 끝까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은 감동적이었다. 선수생활을 해본 사람이면 경험하듯이 큰 골 차이로 지고 있으면 힘은 빠르게 소진되고 진영이 흐트러지기 마련이다.


브라질은 너무 강한 팀이었고, 이른 시간에 한 골을 내주었다. 더욱이 수긍하기 어려운 페널티킥도 당했다. 그러나 한국팀은 끝까지 밀리지 않고 온힘을 쏟아 부으며 스코어와 달리 대등한 경기를 했다. 후반 30분 백승호의 강한 중거리 슛으로 한 골을 만회한 건 통쾌하다는 말로는 부족한 전율 바로 그것이었다. 찌는 여름날 소나기가 이렇게 시원하겠는가.


12월6일(한국시간) 새벽 4시. 서울 광화문 거리에는 비가 약간 뿌리는 영하의 추운 날씨였다. 선수들은 카타르에서 뛰고, 또 다른 선수단은 광화문 거리에서 '대~한민국'을 외치고 있었다. 이런 열기, 열광을 무엇으로 설명할 수 있겠는가. 


우리는 동기만 부여하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는 국민이다. 밤 10시의 우루과이 전과 가나 전은 물론, 밤 0시(한국시간)의 포르투갈과의 경기에도 광화문 거리에는 '대~한민국'을 외치는 목소리가 하늘을 찔렀다.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은 예외적인 대단한 쾌거였다. 그걸 빼면 한국 축구 16강 진출은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 이후 12년만이다. FIFA(국제축구연맹) 가입국은 211개국, 193개 유엔회원국보다 많다는 사실로 미루어보면 8강, 또는 4강이라는 게 참으로 이루기 힘든 험난한 목표다. 


우리는 아직도 2002년 한일 월드컵 4강 신화를 잊지 못한다. 우리가 멈추지 않는 한 그러한 영광과 세계 1위의 쾌거를 이룰 날이 올 것이다. 그래서 계속 달려야 한다.


세계 축구의 수준은 엄청난 경기에 올라와 있다. 자로 잰 듯한 패스와 수비수들의 장벽을 빠져나가는 돌파력, 그 돌파를 저지하는 수비력은 나노기술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다.  


축구는 단순한 스포츠가 아니다. 국가의 자존심이 걸린 한판의 승부가 돼있다. 오죽하면 축구전쟁이라고 할까. 실제로 축구 때문에 전쟁을 하거나 전쟁을 하다가 휴전한 경우도 있다. 국교를 단절한 예도 있다.


월드컵은 끝나가지만 끝나면 또 시작이다. 축구에 쏟는 정성과 열기를 경제 살리고 정치 바로 세우기로 돌릴 수는 없을까. 스포츠에서는 강점을 살리고 약점을 보완하며 쉼 없이 뛰어야 이기듯이 경영자와 노동자 등 경제주체들이 힘껏 뛰어야 경쟁에서 살아남는다. 반칙과 불법은 용인될 수가 없다.


축구는 발로 하지만 규칙이 엄격하다. 험한 싸움이 일어날 것 같지만 사실 신사적이다. 정치는 말로 하는 것이고 또 신사적이어야 하는데 험한 말이 오가고 때로는 손과 발을 쓰고 멱살도 잡는다. 지극히 비신사적이다. 


정치인은 거짓말도 잘하고 술수도 부린다. 축구에는 심판이 그때그때 판정을 내린다. 정치에서 심판은 국민이지만 4년에 한 번 한다. 그것도 제대로 심판하지도 않기 때문에 불법, 탈법은 관행으로 굳어져간다.


이제 국민이 정치인의 잘못을 짚어내는 심판 역할을 제대로 해야 한다. 언제 우리 경제와 정치가 법과 규칙을 지키고 정정당당히 싸우고 결과에 승복하며 열심히 뛰는 축구처럼 감동을 줄 수 있을 것인가.

 

<뉴스라인K포스트. 2022-12-12> 에서 전재함


https://newslinekpost.com/bbs/board.php?bo_table=opinion&wr_id=26

댓글목록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총동창회
주소 : (07327)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나루로 67 신송빌딩 603호Tel : 02)761-2278/7172Fax : 02)761-7110사업자등록번호 : 107-82-61468
Copyright © 2020 서울대학교 상과대학 총동창회.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