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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음식점 총량제와 재난지원금.. 어쩌자는 건가 ] 류동길 --경제학과 1958년도 입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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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1-11-11 08:41 조회2,090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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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사연 칼럼]
음식점 총량제
와 재난지원금.. 어쩌자는 건가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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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유시장경제에서는 어떤 직업을 선택하든 무슨 일을 하든 개인의 자유가 보장된다. 식당을 여는 것도 물론 자유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통령후보는 얼마 전 “마구 식당을 열어서 망하는 것은 자유가 아니다”며 느닷없이 ‘음식점 총량제’를 들고나와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망할 자유’라는 건 말이 성립되지 않는 말장난이다. 마땅한 다른 일자리가 없기 때문에 먹고살기 위해 식당도, 노점상도 하는 것이지 망하기 위해서가 아니다. 식당 해서 망하는 사람도 당연히 있다. 그렇다고 그것이 총량제를 정당화하는 구실은 될 수 없다. 총량제는 경쟁을 제한하는 것이기에 기존 업자에게 특혜를 줄 뿐만 아니라 식당의 권리금만 높일 것이다. 식당이라도 해서 먹고살겠다는 사람들에게 식당을 하지 말라면 그들의 삶을 정부가 책임질 건가? 총량제를 생각할 게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만들 정책을 펼 일이다. 일자리를 많이 만들지 못한 건 너무 급하게 올린 최저임금과 주52시간제,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탈원전 등의 규제를 남발하고 노조의 불법・횡포에 눈감은 정부에 책임이 있다.


  음식점 총량제에 대한 여론이 나빠지자 이 후보는 “당장 시행한다는 것은 아니고 고민해 볼 필요는 있다는 말이었다”며 한 발 뺐다. 그러면서도 “규제 철폐 만능, 자유 만능이라는 잘못된 사고가 있다. 불나방들이 촛불을 향해 모여드는 건 좋은데 너무 지나치게 가까이 가서 촛불에 타는 일은 막아야 한다”며 미련의 끈을 놓지 않았다. 택시, 의사, 대학생도 정원제로 운영된다며 규제의 필요성은 있다고 했다. 경쟁과 시장에 대한 기본 시각이 그렇다면 그건 통제 경제를 하겠다는 반(反)헌법적 발상이다. 자유 경쟁이 만능은 아니다. 그러나 시장을 통제하려고 들면 경쟁과 자율은 사라진다. 그게 사회주의 경제가 망한 이유다.


  창의와 자율이 없는 경우를 보자. 도시의 여름은 무덥고 먼지가 많이 날린다. 오후 2시에 살수차로 도심에 물을 뿌리라는 지시가 내려오면 말단 기관은 그 지시를 충실히 따른다. 심지어 비가 오는데도 물을 뿌린다. 비 오는 날에는 뿌리지 말라는 지시가 없었기 때문이다. 어느 사회주의 국가에서 실제로 있었다는 이야기다. 창의와 자율이 허락되지 않는 말단 기관은 지시에 따르면 그만이지 스스로 자율적인 판단을 내려야 할 이유도, 필요도 없기 때문에 벌어지는 일이다.


  과거 노태우 대통령이 서독을 방문했을 때 현지 경제인들이 한국 반도체산업의 성장 배경을 묻자, 함께 간 어느 기업 회장이 “반도체가 신생 산업이다 보니 공무원이 뭔지 몰라서 규제와 간섭을 하지 않는 바람에 발전했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규제와 간섭의 폐해를 일깨워 준 일화다. 방탄소년단(BTS)이나 ‘오징어 게임’ 등 한류가 세계적으로 이름을 떨치고 있는 건 정부가 간섭하지 않았고 정치적 입김도 없었기 때문이 아닐까? 한국 바둑이 강세인 것도 그렇다.


  규제 못지않게 포퓰리즘도 큰 문제다. 나랏빚이 급속도로 늘어나는데도 이 후보는 세금 많이 걷어 나라가 부자라며 전 국민 재난지원금 추가 지급을 주장한다. 김부겸 총리는 재정 여력이 없다며 “주머니 막 뒤지면 돈 나오느냐”고 했다. 결과는 두고 볼 일이지만 결국 돈을 풀 것이라는 느낌이 든다. 과거에는 경제 성장을 위해 빚을 졌지만 이제는 표를 얻기 위해 빚내는 꼴이다.


  미국은 과잉 공급된 유동성을 서서히 거둬들이는 ‘테이퍼링 전략’으로 나가고 있고 대부분의 선진국도 긴축으로 돌아서고 있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에 상당한 파장이 예상된다. 물가는 이미 많이 올랐고 또 오를 조짐이 곳곳에 나타나고 있다. 돈 뿌리는 일 그만하고 일자리 만들어 돈 벌게 하는 일에 매달려야 한다. 역사에서 전환기가 아닌 적이 없지만 지금은 진짜 대전환기다. 그러나 대선 바람이 불면 우리 모두 기본 과제는 잊고 회오리바람에 휩쓸리기 쉽다. 정신 차리고 무너진 경제를 다시 일으키는 힘든 고개를 넘을 각오를 해야 한다. 달리 길이 없다. 우리를 구해 줄 사람은 정치인들이 아니고 우리 자신이다. 그래서 우리의 한 표 한 표가 중요하다.

<선사연칼럼, 2021-1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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