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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정치가 아니다-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동안에 성장한다./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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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작성일22-02-24 17:54 조회2,14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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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동안에 성장한다.


류동길 

숭실대 명예교수・경제학


세계 최빈국이었던 한국은 그동안 쉼 없이 달려왔다. 그런 결과 유엔무역개발회의는 지난 해 한국의 지위를 개발도상국에서 선진국 그룹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우리가 자만하거나 자찬할 일은 아니다. 잘 나가던 나라가 후퇴한 경우를 보더라도 그렇다. 언제부터인가 우리는 달리기를 멈추고 뒷걸음질 하려한다. 발전의 바탕이었던 자유민주주의가 위기를 맞고 있고 시장경제체제는 무너지고 있다. 포퓰리즘이 만연하고 한국인 특유의 도전정신도 사라지고 있다. 


북한의 핵위협과 극초음속 미사일 발사 등 각종 도발은 계속된다. 그런데도 정부는 제대로 대응을 못하면서 평화를 노래하며 종전선언 추진에 힘을 쏟는다. 국민은 안보 불안을 느낀다. 국민이 통신조회를 당하는데서 보듯 막강한 국가권력이 개인의 사생활과 자유를 위협한다. 


경제를 정치적 잣대와 판단으로 다루면 시장경제 질서는 무너지고 성장 동력은 꺼진다. '경제는 과학이 아니라 정치’라는 말까지 불거진다. 경제를 정치라고 한다면 돈으로 매표(買票)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생각할 것이다. 재정사정이나 국가채무 걱정은 뒷전일 수밖에 없다. 건보재정이 파탄지경인데 탈모(脫毛)치료에 건강보험을 적용하겠다는 공약까지 등장한다. 이러다간 성형수술도 건보 대상이 안 된다는 보장도 없다. 경제를 정치적으로 다루면 경제는 망가진다. 국민의 불만이 커지면 돈을 푸는 포퓰리즘으로 대응하는 악순환이 이어진다. 이미 남미 몇 나라가 보여준 예다. 경제에 정치가 개입하면 안 된다. 그래서 ‘경제는 정치인이 잠자는 밤에 성장한다’는 것이다. 일찍이 필자가 한 말인데 아직도 유효한 것 같아 씁쓸하다.  


스티븐 레브스키와 대니얼 지브랫 두 교수는 ⟪어떻게 민주주의는 무너지는가⟫에서 선거를 통해서 선출된 지도자가 민주주의를 합법적으로 파괴하는 경우가 있다고 했다. 사법부 등 중립기관들을 자기편으로 만들고, 언론과 민간기관을 매수하거나 규제하고, 경쟁자를 기울어진 운동장에서 뛰게 하면서 민주주의를 파괴한다는 것이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어떤가? 


문재인 정부가 내세운 소득주도성장 정책의 성적표는 참담하다. 코로나 탓이 아니다. 처음부터 잘못된 정책이었기 때문이다. 최저임금 과속인상은 기업, 특히 자영업자를 옥죄어 문을 닫게 하거나 직원들은 물론 알바생의 일자리를 빼앗았다. 노조의 힘은 강해지고 기업 규제는 늘어났다. 일자리정부를 자처한 정부는 청와대에 일자리 상황판까지 만드는 쇼를 했지만 제대로 된 일자리는 줄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일자리는 민간이 만든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정부 각 부처는 ‘관(官) 주도’ 일자리 정책을 과감하게 추진하라고 했다.(2018년 1월25일) 늘어난 일자리는 세금 풀어 만든 단기성 알바였다. 정부는 그런 일자리 증가를 고용사정의 호전으로 호도했다. 임기 말에 와서야 문 대통령은 대기업 총수들을 청와대로 초청, "좋은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기업의 몫이고 정부는 최대한 지원할 뿐"이라고 했다.(2021년 12월 27일) 그동안 정부가 고용주 역할을 했던 입장을 바꾸어 일자리 책임은 기업이 지라는 주문이 아닌가. 


정부는 각종 규제를 동원, 집값 올려놓고 집 가진 자를 투기꾼 취급하면서 세금만 더 거두는 효과를 누렸다. 국토교통부장관은 “아파트가 빵이라면 제가 밤을 새워서라도 만들겠다”는 어처구니없는 말까지 했다. 주택의 수요공급도 모르면서 부동산정책을 세웠단 말인가. 대통령은 외국에 가서는 ‘한국원전 안전성 세계최고’라고 하면서 탈(脫)원전정책을 추진하는 이유를 국민은 아직도 알 길이 없다. 탈원전정책을 펴면서 탄소중립을 추진하려한다는 것도 그렇다. 


국가는 외부의 적이 아닌 포퓰리즘과 국민 편 가르기 등 내부요인 때문에 스스로 무너진다. 돈 풀어 표(票)사고 경제도 살리는 그런 도깨비 방망이는 없다. 국민은 모든 정치인과 특히 대선 후보들에게 묻고 답을 얻어내야 한다. 도대체 어떤 나라를 만들려고 하는가를.


위 류동길 교수의 글은
황교안 편저, 《‘아! 대한민국》(도서출판 꼬레아우라, 2022년 02월 10일 출간)에 게재되어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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