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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상산회,이태리 도로미테 트레킹 여행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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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최해관(27기) 작성일 18-07-24 05:32 조회 608회

본문

일  시 : 2018.07.04~07.13

장  소 : 이태리 북부 도로미테

동행자: 김상희,한주,호경,남상덕,영우,윤신한,이대용,성렬,정우,제용,종기,종원(12명)

기  록 : 이종기

 

도로미테는 빛나고 있었다.

수억년의 역사를 내포한 장엄한 바위산과 모든 산등성이를 뒤덮고 있는 야생화의 선명한 빛들이 도로미테의 주요 무대였다

그 무대속에서 69학번의 노장들이 지치도록 걷고 환호하고 최고급 와인과 함께 나날들을 보내것이 스토리의 줄거리다.

투명한 공기를 가르는 알프스의 백색 광선은 사물의 원색을 반사하여 모든것이 청명하고 명쾌했다

대지와 하늘이 만나는 선은 어디를 둘러봐도 장쾌한 바위산의 기하학적 곡선과 쪽빛 하늘의 연속이다.

바위산이 울타리처럼 둘러있는 그 가운데는 밑도끝도 없는 야생화의 정원, 神의 정원이 펼쳐진다.

우리는 하늘끝을 수놓은 기기묘묘한 암봉의 변화에 홀리다가 땅위의 야생화에 현혹되며 끝없이 걷는데 아무리 걸어도 무대의 중심을 걷고 있었다

먼 풍경과 가까운 야생초들이 꿈같이 아름다웠다.

그대가 기독교인이라면 탄성을 질렀으리라.. " 참 아름다워라 주님의 세계는...."

이제 그 꿈같은 여정의 일부를 적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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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왜 끊임없이 걷는가?

미국 태평양 연안 최대 산악 트랙킹코스인,  PCT( Pacific Crest TRail)  4200Km를 걷는 사람들을 조명하며 제작한 KBS 대작 "순례"의 한 프로는 이런 내레이션으로 시작한다

현생 인류의 조상인 호모 싸피엔스는 5만년전 아프리카 동부에 나타나 먹을것을 구하기 위해 끝없이 걷고 뛰었고 포식자로 부터 도피하기 위해 죽을 힘으로 달리는 삶을 살았다.

그 강인한 DNA는 5만년이 지난 지금에도 뚜렷이 남아 인간의 도보 본능이 되었다. 도보는 생명인 것이다.

서울상대 69학번 동기 12명에게 있어서도 이 5만년간 전해온 DNA는 살아 숨쉬었다. 그래서 도로미테 9박 11일의 여정이 기획되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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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7월 4일 인천공항에 모인 69산악인들의 면면은 이러하다.

김상희 김호경  김한주 남상덕 남영우 윤신한  이대용  이성열  이정우 이제용  이종원   이종기

야간 비행기는 이스탐불을 거쳐 뮌헨으로 날랐고 뮌헨으로 부터 출발한 버스는 독일, 오스트리아, 국경을 차례로 넘어 이태리 북부의 산간 도시 오르티세이 에 도착하였다.

실로 인천공항을 떠난지 22시간의 여정이었다.

 오르티세이의 산등성이는 하늘끝이 다 바위산으로 둘러쌓여있는데 그안쪽 푸르른 언덕에 동화같은 목조건물들이 오밀조밀 늘어서 있다.

인구 7000의 동화속 마을 같은  도시에서 영위하는 인간의 삶은 어떤것일까?

눈에 거슬리는 건물하나 없이 목가적으로 배치된 작은 도시의 풍경을 내려다 보며 이제부터 시작될 트래킹에 마음이 설렌다

저녁은 파스타와 스테이크과 와인의 한판이었으니 이로부터 8일간 우리는 매일 점심 저녁을 각양 각미의 이태리 음식과 와인으로 분탕질을 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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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은 트램을 타고 2000미터 고지에 오른 다음 전반적인 산세를 조망하며 비교적 순탄한 길을 걸었다

산은 무엇하나 평범한 모양새가 없이 웅장한 조각으로 다가 선다. 원근에따라 과감하게 형상화된 암산들을 조먕하며 걷는데

어느새 안개같은 이슬 비가 내리기 시작하였다. 급히 방수복을 걸쳐입는데 갑자기 눈앞에 가파른 봉우리가 나타나고 이를 타고 넘어야 한다는 지침이 떨어졌다

경사는 더해지고 네발만으로 기어오르기에는 난도가 높아져 도처에 설치한 쇠밧줄과 쇠사다리를 밞으며 올라야 했다

정상이 다가올수록 심장은 격한 박동을 더하며 거친 호흡이 새어나왔다. 낑낑대고 정상에 다가서니 일진 한냉한 바람이 가슴에 몰아 친다.

고도에 따라 온도와 풍속이 급변한다.

정상의 산장에 앉아 바라보는 전망은 바람에 휘날리는 구름에 따라 부단히 변모한다. 산봉우리는 살아 움직이듯 유동한다.

점심을 먹고 하산길은 양자 택일이다. 찬비 맞으며 3시간을 더 걸을 것인가, 케이블카로 내려 갈 것인가?

일곱은 걸었고 다섯은 산장에 앉아 뜨겁게 덥혀마시는 붉은 술을 시켜 몸을 달래며 시야의 격동하는 모습을 느긋하게 감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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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쨋날은 야생화 천국을 걷는다 했다.

과연 목전에 전개된 들판과 산허리는 각양 각색의 야생화천지였다. 빨강 노랑 파랑 자주색....

인간이 가꿀수 없는 광활한 신의 정원이 펼쳐진다. 축구장 8,000개 크기라고 한다.  누가 이 꽃밭을 구상하고 가꾸고 물뿌려 자라게하는가?

신이여, 경외할 뿐이나이다.

대기가 청정하니 그 속에 사는 생명체도 신성하다. 꽃의 색상이 순결하기 그지없다

이 해발 2~3,000m의 고지에서 저 야생초들은 단년생 식물의 생명순환을 무수히 반복할것이다.

봄에 새싹을 틔우고 여름에 꽃피워 벌들을 불러 모으고 신비한 수분활동을 진행하여 가을이면 검은 씨앗들을 맺고 사멸한다.

겨울 엄동의 추위가 이 산정을 휩쓸면 까만 씌앗들은 지표면 어딘가에서 모진 생명을 유지하다가 다시오는 봄을 기다릴것이다

격렬한 추위가 지나면 다시 시작되는 생명현상의 리바이벌, 위대한 DNA의 재현....

꽃들판을 건너 햇빛 눈부신 등성이에 작은 산장이 있어서 등산객들은 이곳에서 쉬면서 시원한 백주를 마셨다.

우리도 여기서 맥주에 깃들여 점심을 먹었다.

내여오는 길은 끝없는 자갈길, 3시간을 넘게 걸어 내려오니 이날 도보는 26,000보를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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셋째날은 파소 포르도이에서 케이블카로 일단계를 오르니 거대한 암석군이 그랜드 케년처럼 펼쳐진 바위협곡이 전개된다.

아, 신음하며 바라본 시야의  기기묘묘한 바위협곡은 단단한 암석으로 형성되어 있으니 그 생성의 역사가 그랜드 케년을 능가할것이다

웅장한 암석 협곡을 마라보면서  눈쌓인 길을 걷고 걸어 마침내  이 협곡의 최고봉인 피츠보에  3,152M에 도전한다 .

숨막히는 투쟁을 거쳐 정상에 오르니 다시 전개되는 돌로미테 최고봉 마르몰라다를 포함한 눈덮인 산맥들.....

고도지역의 산소는 희박하고 바람은 차겁게 허파에 들이닥쳤다.

돌로미테의 산들은 휘달리며 여전히 장엄했고 변화무쌍했고 신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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넷째날은  산등성이로 난 야생화길을 까마득히 걷는데 발아래는 깊은 계곡아래 쪽빛 호수가 누워있고  그 호수건너편에는 도로미테 최고봉인

마르몰라다(3,250M)가 만년설에 뎦여 전개된다. 앞으로 진행함에따라 호수와 마르몰라다의 조화는 시시각각 변모하고 마침내 우리는 만년설의

반짝이는 위용을 코앞에서 올려다 보는 곳까지 접근한다.

산허리를 내려와 호숫가 호텔 노천 카페에서 따뜻한 햇빛을 받으며 최고급 이태리푸드를 잔뜩 시켜놓고 와인잔치를 벌였다

이번 여행의 백미는 음식에 가격 한도가 없다는 것이다. 호텔식당이든 산장이든 노천 카페든, 그집에서 최고급 요리를 가격 구애 없이 무제한으로 시켜먹는 것이

허용되었다. 먹으면서 이래도 돼 하는 말이 나올정도로... 게다가 술고 음식의 선택은 한주의 해박한 지식에 의해 결정되었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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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섯째날은 호수 주변을 걸으며 다소 편안한 오전을 보낸후 오후에는  케이블카로 최고봉에 올라 다시한번 거대한 경관에 탄복하였으나

노구의 심신이 고단하여 전망대 옥상바닥에 드러눞는 인사가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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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섯째 날은  로카델리산장에서 일박하는 날이라 보따리를 크게 싸들고 나서 행군을 시작하였다

산장에서 바라보는 트레치메 (세봉우리 바위산)은 시종 부유하는 구름에 가렸다가 나왔다를 반복하여 때로는 우람하게 때로는 신비하게 그 변화무쌍한 분위기를 연출하였다

봉우리의 형상이 바뀔때마다 무수한 카메라가 작동하고 탄성이 터졌다.

아마도 트레차메의 자태가 우리들의 카메라에 가장 많이 담겼을 것이다. 트레치메를 배경으로 페루에 사는 라마가 슬픈 눈으로 풀을뜯고있는 풍경이 감상적이었다.

라마여! 너의 삶도 인간의 삶도 고행이긴 마찬가지다. 생명여정은 광휘와 고난이 항상 동반하는 것이므로.

산장에서 자고 일어나 새벽 공기를 마시며 한시간 짜리 등반을 한후에 다시 긴 하행길로 들어서니 하행의 달인이 앞장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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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 산악인들의 빛나는 순례는 끝이 났다. 끝나는 저녁파티에서는, 100유로짜리 와인으로 트래킹의  무탈한 완성을 자축했다.

회고컨대, 3일이 지나서 부터는 다리에 힘이 자동으로 생성된다는 것과, 걷는것은 인간이 느끼는 최고의 희열중의 하나라는 원리도 기분좋게 확인되었다.

지금이 아니면 언제 도로미테를 오를지 모른다는 작심은 정확했다. 모두들 충분히 건강했고 즐겼고 생의 활력을 만끽했다.

우리가 돌로미테 억년의 역사적 현재와 조우한것은 2018년 7월이었고 이 날들은 다시 우리 개인사에서 잊지못할 기록이 될것이다

생생한 현장을 사진에 결박하기위해 동분서주한 호경, 모든 살림살이를 헌신적으로 진행해준 성열, 와인과 이태리음식의 최고 감별사 한주

그리고 무엇보다 돌로미테구상을 추진시킨 종원대장, 든든한 울타리가 되어준 상희 상산회장, 신한 경호대장에게 그라찌에 !  깊은 감사를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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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지들, 그라찌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