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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장무 총장이 말하는 서울대국제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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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 07-02-21 01:04 조회 436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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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12일 오후 3시 인터뷰 약속시간에 맞춰 서울대 총장실에 도착했을 때 이장무(62) 총장은 다른 손님을 맞고 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교육장관과 주한 대사, 킹사우드대 총장 일행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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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총장 취임 이후 외국 손님이 부쩍 늘었다고 대학관계자들은 설명했다. 대기실로 안내를 받고 자리에 막 앉으려는 순간 이 총장이 들어왔다. 환하게 웃으며 손을 내미는 모습에서는 서울대 총장의 ‘권위’가 아닌 마음씨 좋은 이웃집 아저씨의 푸근함이 느껴졌다. 인터뷰에서 보이는 그의 말과 행동에는 겸손과 친절이 진하게 배어 있었다. 달변은 아니었지만 소문처럼 ‘눌변’도 아니었다. 2시간 내내 그는 서울대의 현실을 차분하게 설명하면서 자신이 꿈꾸고 있는 서울대의 미래를 숨김없이 보여줬다.



―사우디에서 오신 손님들과는 주로 무슨 얘기를 나누셨습니까.



“대학 간 교류에 대해 논의했습니다. 재정이 튼튼한 사우디 대학들도 개방과 국제화에 관심이 무척 많았습니다. IT(정보공학) 와 BT(생명공학) 분야에서 서울대와 교류하고 싶다는 뜻을 밝혀 왔습니다. 그래서 공대학장과 의과대학장을 만나도록 했습니다.”



―요즘 국내에서도 대학마다 국제화를 화두로 내걸고 있습니다. 서울대도 예외는 아닙니다. 그런데 최근 서울대의 국제화 수준이 주요 사립대에 비해 떨어진다는 보도가 있었는데.



“외국인 교수나 학생, 외국어 강의, 국제교류 대학이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단순 비교로는 평가가 어려운 측면도 있습니다. 외국의 유명 대학들은 대학 차원의 국제 교류에는 인색합니다. 대신 단과대와 학과 차원의 교류가 활발합 니다. 서울대도 마찬가지입니다. 단과대와 학과가 자율적으로 살아 움직일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대학 본부의 역할이라고 봅니다.”



―최근 일부 지자체 사이에 서울대 국제캠퍼스 유치 경쟁이 치열 합니다. 마음에 드는 곳이 있습니까.



“경기도 파주와 포천, 평택, 강원도 홍천, 인천경제자유구역 등에서 관심을 보이고 있습니다. 교내에서는 일부 교수들이 관악캠퍼스 근처가 좋다고도 합니다. 국제캠퍼스위원회를 구성해 위원장도 임명했으니 최적지를 선정하기 위해 활발히 논의할 것입니다.”



―국제캠퍼스가 영어마을과 비슷한 개념이라는 얘기도 있습니다. 구체적인 모델을 어떻게 그리고 있습니까.



“국제캠퍼스의 역할에 대해서는 현재 활발하게 논의하고 있습니다. 우선 모든 강의는 영어를 포함한 외국어로 진행한다는 계획을 세웠습니다. 또 외국에서 온 유학생에 대한 한국어 교육도 여기서 담당할 수 있습니다. 서울대 학생들이 1~2학기 정도 국제캠 퍼스에서 공부할 수도 있습니다. 여기에 다른 대안들도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시아 여러 나라의 공무원이나 시민활동가, 전문가 들을 초청해 석·박사 학위를 수여하는 국제센터도 논의할 수 있는 한 예입니다. 국제 관련 연구소도 설치할 수 있고, 좀 더 적극적으로는 대학원 과정이 아닌 ‘국제학부’를 만들 수도 있습 니다. 어쨌든 아시아를 대표하는 국제캠퍼스를 만들고 싶습니다.”



―현재 본교에 있는 국제학 관련 기능들도 국제캠퍼스로 이전하게 됩니까.



“저희는 국제캠퍼스를 통해 국제화가 서울대의 모든 학문 분야에 퍼지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국제화 관련 기능을 국제캠퍼스에 몰아간다고 생각하지만 결코 그렇지 않습니다. 국제캠퍼스에는 새로운 글로벌 전공들을 만들 계획입니다.”



―일본의 대학들도 국제캠퍼스가 있다고 들었습니다.



“비영어권 나라의 대학들은 국제캠퍼스를 많이 시도하고 있습니 다. 일본 게이오대학의 후지사와 캠퍼스는 영어로 강의하고, 글로벌 관련 전공도 있습니다. 국제캠퍼스에서는 기존 학문이 아닌 새로운 분야도 시도할 수 있습니다. 도쿄대의 경우 한 발 더 나아가 중국 베이징에 지부를 설치했습니다. 올해는 서울에도 지부를 설치하겠다고 합니다. 이를 통해 현지의 우수한 학생들을 유치하겠다는 것입니다.”



―최근 이화여대도 글로벌 캠퍼스를 설치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서울대도 그런 계획이 있습니까.



“외국의 우수 학생을 유치하려는 적극적 노력으로 생각합니다. 서울대도 우선 미국 서부에 우리의 브랜치(지부)를 설치해 우수 학생을 유치할 계획입니다. 저희는 분교의 형태가 아닌 언어교육 원 지부 형태를 생각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한국어 및 한국학을 강의하고 학생 유치 활동도 전개할 계획입니다.”



―외국의 우수 학생 유치도 중요하지만 최근 국내 영재들의 해외 유출도 심각한 문제로 지적되고 있습니다. 서울대는 어떤 대책을 마련하고 있습니까.



“한국사회에서 교육은 평준화와 수월성을 바탕으로 전체 학생들을 대상으로 이뤄지고 있습니다. 일정 수준에 미달되는 학생들에 대한 특별 교육도 필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우수한 영재급 학생들에 대한 교육입니다. 외국의 총장들이나 유명한 석학들이 오면 서울대에서 가장 뛰어난 교수, 우수한 학생들의 수준은 어느 정도냐고 물어봅니다. 과학·수학 분야에서 특출한 학생들이 모든 교과목을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수강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그래서 오세정 자연대학장에게도 이들을 배려하는 프로그램을 만들라고 했습니다. 자연대에서는 실제로 영재급 학생이 들어오면 기초 과목들은 생략하고 고급 분야를 공부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습니다. 서울대 전체로는 3~4년 후에 실시하 더라도 자연대에 한해서는 올해 2학기부터라도 영재급 학생들을 위한 특별 교과과정으로 ‘아너 프로그램(honor program)’을 시 행할 예정입니다.”



―아너 프로그램은 전공에 제한을 두지 않는 자유전공제라고 볼 수 있습니까.



“자유전공제에 대한 정의가 다양합니다. 일반적으로는 전공을 정하지 않고 입학해서 일정 기간이 지나 전공을 선택하고 학과에서 요구하는 필수과목들을 이수하면 한 개의 전공 또는 복수의 전공 학위를 받을 수 있는 것을 자유전공제라고 합니다. 하지만 영재급 학생들에게는 완전히 이런 것을 뛰어넘는 장치가 필요합니다. 필수과목도 듣지 않을 수 있고, 생물학 및 화학의 고급 과목 은 물론 필요하다면 인문사회과목도 들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필요합니다. 또 하나 필요한 것은 자기맞춤형 전공제입니다. 정형 화된 학과가 아니라 지도교수와 상의해 개인이 특화된 전공을 만들어가는 것입니다. 예를 들면, 로봇공학은 보통 기계공학의 한 부분이지만 인공지능 연구를 위해 생리학이나 심리학도 공부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금 여러 학문들이 만나 새로운 학문이 탄생하는 변화무쌍한 지식사회를 살고 있습니다.”



―학부에서 자유전공제를 따로 뽑을 수도 있습니까.



“그 부분에 대해서는 여러 가지로 가능성을 열어두려고 합니다. 정원을 교육부에서 새로 받거나 기존 정원에서 빼야 하기 때문에 쉽지 않을 것입니다. 획일적이지 않게 단과대에서 제안하는 방식으로 추진할 생각입니다. 예컨대 자연대의 모델은 아너프로그램입니다.”



―서울대가 추진하는 법인화 문제는 어떻게 진행되고 있습니까.



“대학의 발전에 있어 가장 중요한 부분은 역시 자율성과 유연성입니다. 이런 측면에서 법인화가 바람직한 방향이라고 생각합니다. 여러 대학의 총장들을 만나 보니 공통된 고민이 대학재정이었습니다. 아무리 훌륭한 대학 혁신 방안이 있더라도 그것을 이루기 위해서는 충분한 재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 공통 된 고민입니다. 그래서 법인화의 또 다른 축은 재정확충입니다. 서울대가 일본의 도쿄대학이나 세계 명문대학과 경쟁하고, 21세기의 지식혁명을 선도하는 대학이 되기 위해서는 재정 확충이 필수입니다.”



―세계 유명대학과 비교하면 서울대의 예산은 어느 정도입니까.



“일본 도쿄대나 미국 유명 대학의 예산은 대체로 2조원이 넘습니다. 서울대는 연구비를 제외하면 정부지원금 2000억원, 학생들 기성회비와 기타 수입 등이 1800억원 정도입니다. 합쳐도 4000 억이 채 못되는 형편입니다. 세계적인 대학과 경쟁하기 위해서는 대학에서도 노력을 하겠지만 정부의 보다 적극적인 예산지원도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총장님은 올 4월 대학총장 협의체인 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 회장에 취임합니다. 서울대는 지난 2년 동안 대교협의 대학교육 평가에 참여하지 않았습니다. 앞으로는 참여하게 됩니까.



“참여할 생각입니다. 하지만 좀 더 입체적이고 합리적으로 평가 방식을 바꿀 필요가 있습니다. 대교협의 평가 결과가 대학 발전에 자문 역할을 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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